60대 부모님과 함께한 바티칸 패스트 트랙 가이드 투어

첫 유럽 방문이자 역사와 종교에 너무나 관심이 많은 부모님과 함께 했던 이번 유럽 여행은 가는 곳마다 오디오 가이드를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요 박물관/미술관을 방문하게 될 때는 반드시 한국인 가이드님이 동행하는 투어를 신청하였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순위를 두었던 것이 로마 가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 시국 투어입니다.

이탈리아 로마는 유럽 문명의 근원지이자 근대의 시작인 르네상스의 중심지입니다. 이러한 로마 내에 위치한 바티칸 시국은 교황청이 주권을 가진 독립성이 인정되는 하나의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자 건축에서 회화까지 수세기의 역사와 예술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바티칸 내에 위치한 바티칸 박물관은 말 그대로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들이 여기저기에 살아 숨 쉬는 곳이고, 시스티나 성당은 ‘천지창조’를 포함한 미켈란젤로의 손길이 닿아 있는 곳이며, 성 베드로 대성당은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종교적 의미가 충만한 성당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단 하나의 공간과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온전히 감상하고 싶지만 이는 시간과 체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따라 주요 핵심 작품들 위주로 둘러보고 전문가의 견해를 곁들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부모님을 모시고는 필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7년에 바티칸을 다녀왔었는데, 바티칸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 대기줄도 어마어마했지만 입장 이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 들어가기 위한 줄은 그보다 더 길어서 베드로 성당 관람은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60대의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종일 투어가 아닌 반일 투어, 그 중에서도 패스트 트랙 투어를 선택하였는데요. 결론은 대만족이었습니다.

패스트 트랙이어도 어느 정도의 대기는 있을 것이라 감안을 하고 갔는데 바티칸 입장부터 거의 대기 없이 예약 시간에 맞춰 입장을 하였으며, 가장 중요한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넘어갈 때도 바티칸 전체를 한 바퀴 빙 두르고도 모자라 이중으로 줄을 서 있던 인파를 뒤로 하고 전용 통로로 통과를 했습니다. 아마 이 줄을 기다렸다면 성 베드로 대성당 입장에만 최소 2-3시간은 걸렸을 것 같습니다.

사실 패스트 트랙이라 대기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이유 만으로 투어가 좋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체력적으로 덜 힘든 것보다 중요한 것이 투어 자체의 퀄리티라고 생각하는데요. 가이드님이 잘못된 지식 기반의 설명을 하거나 열정 없이 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떤 가이드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경험은 천차만별이 된다고 봅니다.

보통 해당 국가에 오랜 기간 거주하였고 예술 전공을 하신 가이드님 위주로 찾아서 투어를 신청하였을 때는 실패가 거의 없었는데 정확히 이번 바티칸 투어도 그랬습니다. 입담도 좋으시고 모든 팀을 배려하면서도 시간이 지체되지 않게 잘 이끌어주시는 점,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명확하고 쉬운 설명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가족에게 있어서는 유럽 전체 일정의 중후반 부에 오게 된 바티칸이었기에 이전에 보고 왔던 작품들과 연계되는 부분에서 겹치는 설명들이 많았는데요. 꼭 설명하고 넘어가야 하는 핵심 부분들을 다시 한 번 들으며 정리가 되는 느낌이라 오히려 좋았고, 역사와 문명의 한 중심에 있는 작품들을 마주하고 선 채로 스토리 텔링과 함께 하니 감동과 더불어 중간 중간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지쳐있던 몸 상태와 아픈 다리를 잊을 만큼 재미있었고 부모님을 포함한 모든 가족이 만족했던 투어였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가오는 2025년은 25년마다 돌아오는 가톨릭 희년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로마 어딜 가나 대대적인 보수 공사 중이기도 합니다. 사실 언제 가도 인파에 쓸려 다니는 수준의 바티칸이지만 희년에는 그 몇 배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네요. 가이드님께서도 내년이 다가오는 것이 정말 무섭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에 왔다면 반드시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곳이 바티칸이고, 투어 상품을 이용할 계획을 하고 계시다면 빠른 이동이 가능한 패스트 트랙 반일 투어를 적극 추천 드립니다. 제가 이용했던 투어의 링크도 아래에 남겨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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