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체 일주까지는 아니지만 반 바퀴 정도의 일주를 계획하면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 렌트카입니다. 밀라노까지는 비행기든 기차든 이동이 쉬웠지만 그보다 더 북부지역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였는데요.
해외에서 렌트카를 이용해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특히나 이탈리아 렌트카 업체들은 하도 악명이 높아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모든 업체들을 하나하나 다 서치해봤지만 하나라도 안좋은 후기가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당일 차종을 바꿔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자동 차를 예약했는데 수동 차를 준다, 차 반납 시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아 덤탱이를 씌운다 등등의 안좋은 후기를 너무 많이 봤던 터라 어느 정도 싸울? 각오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후기가 괜찮은 업체다 싶으면 그만큼 가격이 비싸져서 그나마 원하는 차종이 있으면서 가격도 괜찮았던 ‘OK모빌리티’를 선택하였고, 결론적으로는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제가 이용한 밀라노 첸트렐레 지점이 좋은 편이었을수도 있습니다.
우선 밀라노에서의 도착과 출발이 모두 첸트렐레역 기준이었기 때문에 첸트렐레 지점을 선택하였습니다. 역사 안에 오피스가 있으며 실제 차량이 주차된 곳은 도보로 7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이었습니다. 이 주차장에 모든 렌트카 업체의 차량이 모여있습니다. 주차장에 상주하고 있는 렌트카 업체 직원도 있어서 소통하기도 쉬웠습니다. 우연히도 제가 묵었던 숙소가 이 주차장의 바로 앞이었던 터라 짐을 싣기에도 좋았습니다.
제가 예약한 차종은 폭스바겐의 소형 SUV(or similar)였는데 당일에 닛산의 준준형 하이브리드 SUV로 업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했고 픽업부터 반납까지 모든 과정도 매우 순조로웠습니다. 반납 시 차 확인도 주유 상태 확인 정도에서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서 보험은 무조건 풀커버로 드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이탈리아에서 차를 타고 다니며 느낀 점은 사람들의 운전 스타일이 매우 거칠고 성격도 엄청 급합니다. 속도 위반은 기본이고 맞은 편 차가 오고 있는데 중앙선 침범 추월도 비일비재하며 차들끼리의 가벼운 접촉 사고 정도는 그냥 무시하고 갑니다. 골목골목은 매우 좁기도 하고 차를 틀다가 기둥에 박아도 그냥 쿨하게 가는 것도 많이 목격했습니다.
또한 차량 도난 사건도 매우 빈번히 일어난다고 하니 캐리어를 포함한 짐을 넣어둔 상태로는 차를 절대 비우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 짐은 얼마든지 털려도 상관이 없지만 짐을 노리고 유리창이 깨지는 상황 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거보다 골치 아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숙소를 이동하는 날 짐이 차 안에 있는 상태로 밥을 먹어야 할 때는 무조건 포장해와서 먹고 화장실도 번갈아 갔습니다. 안전은 덜한 것 보다 무조건 과한 게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