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지상직 #12: 마지막 출근, 나 열심히 살았다

    캐나다 지상직 #12: 마지막 출근, 나 열심히 살았다

    사직서를 제출한 후로는 내가 출근하는 날마다 모두가 모여 내 항공권을 알아봐 주었다. 각 나라 규정에 빠싹했던 우리는 “몇 월 며칠 이전에 여기 경유하면 한국 가는 거 가능하겠다”라며 모두가 나를 무사히 한국 돌려보내기에 열중했다. 국가별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는 매니저들은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메세지를 보내 알려주기도 했다. 그만 두는 주에는 마음이 정말 싱숭생숭했다. 개인적으로 먼저…

  • 캐나다 지상직 #11: 퇴사 결심

    캐나다 지상직 #11: 퇴사 결심

    이때쯤 내가 소속되어 있던 항공사는 우리 회사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다른 지상조업사로 파트너십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했다. 회사에는 티 나지 않게 항공사 측에서 같이 따라갈 의사가 있냐는 제안이 왔다. 이런 고민들을 항상 털어놓던 선배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시니어리티가 높은 선배들에게는 그런 접촉이 전혀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같은 제안을 받은 몇몇이서만 조용히 모여 고민을 했다. 시니어리티가 낮은 나를 제외하고는…

  • 캐나다 지상직 #10: 레이오프가 시작되고 떠나가는 동료들

    캐나다 지상직 #10: 레이오프가 시작되고 떠나가는 동료들

    하루하루 진이 빠지게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복에 겨운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뚝뚝 감소했다. 매일매일 만석이었던 비행이 일주일에 다섯 번으로, 세 번으로, 나중에는 한두 번으로 줄었다. 밴쿠버 공항에서만 10년 이상 일한 선배들도 메르스 이후로 처음 겪는 사태라고 했다. 회사에서는 LOA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자진해서 떠나는 선배들이 하나 둘씩 생겼다. 시니어리티…

  • 캐나다 지상직 #9: 싸우다 보니 영어가 늘어간다 (ft. COVID-19)

    캐나다 지상직 #9: 싸우다 보니 영어가 늘어간다 (ft. COVID-19)

    내 평생 살면서 영어로 싸울 일은 아마 여기서 일하는 동안 다 겪었을 것이다. 사실 싸운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의 감정 소모였다. 세상 모든 사람 상대하는 일이 그렇다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는 정말 극한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웃프지만 나의 영어도 동시에 늘어갔다. 📋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수하물 무게 초과 요금, 비자/리턴 티켓 미비로 인한 탑승 거부, 원하는…

  • 캐나다 지상직 #8: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

    캐나다 지상직 #8: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

    📋 해외에서 느끼는 대한민국인 수습 기간이 끝나갈 무렵 있었던 일이다. 나와 전체 트레이닝부터 같이 했고 같은 항공사에 배정되었던 입사 동기 한 명이 해고되었다. 업무 태도도 좋지 않고 위반 사고도 치고 몇몇 이유가 있다고 들었다. 칼 같은 해고에 놀라기도 했지만 사실 그 친구에겐 디폴트인 북미 문화권에 모국어가 영어라는 조건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정말 더 잘할 수 있을…

  • 캐나다 지상직 #7: 체크인 에이전트로 일한다는 것은

    캐나다 지상직 #7: 체크인 에이전트로 일한다는 것은

    📋 오늘의 스트레스는 오늘로 끝나는 일 체크인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느낀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퇴근과 동시에 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스트레스가 없다. 아무리 무례한 손님을 만나더라도 비행기를 태워서 보내고 나면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고 오늘의 비행 편만 무사히 잘 끝내면 내일은 또다시 새로운 비행 편이 주어진다. 내일 이거 해야 되는데, 이번…

  • 캐나다 지상직 #6: 워홀 비자의 서러움

    캐나다 지상직 #6: 워홀 비자의 서러움

    📋 Baggage 그럼에도 내가 마지막까지 해보지 못해 아쉬운 포지션이 딱 하나 있다. 누구도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실 내가 가장 원했던 업무는 수하물 핸들링이다. 이유는 단순하게도 그 업무가 제일 멋있어 보여서였다. 어느 정도 힘 쓸 일이 있어서 그런지 여자 에이전트는 잘 안 보내기도 하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서 다들 꺼려하는 포지션이었다. 안 해봐서 이런 말을…

  • 캐나다 지상직 #5: 갑자기 게이트 리더가 되어버렸다

    캐나다 지상직 #5: 갑자기 게이트 리더가 되어버렸다

    📋 오랜만에 Arrival? 업무 시프트는 크게 도착 편과 출발 편으로 나눠졌는데 도착 편에는 랜딩한 항공기에 브릿지 도킹 후 MAAS(Meet and Assist)로 칭하는 휠체어 손님, 미성년자 손님, 영어 소통이 불가능한 손님들에게 입국 심사 통과와 수하물 찾는 곳까지 안내를 돕는 서비스를 한다. 도착 편 시프트는 보장되는 근무 시간도 길고 일도 상대적으로 편하기 때문에 시니어리티가 높은 순으로 배정이…

  • 캐나다 지상직 #4: 중요한 건 따로 있는 체크인 업무

    캐나다 지상직 #4: 중요한 건 따로 있는 체크인 업무

    📋 OTJ 트레이닝 아마데우스 계정 승인 후 본격적으로 온더잡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신입마다 선배가 한 명씩 따라붙어 그날그날의 사수가 되어주었는데 초반엔 옆에서 선배들이 체크인하는 것을 지켜보며 특이사항이나 돌발 상황들에 대처하는 것을 직접 보고 배웠다. 그러다 승객들이 몰리는 바쁜 시간대가 지나고 나면 조금씩 직접 체크인을 해보고는 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는 혼자 카운터 하나를 맡아서 체크인을 할…

  • 캐나다 지상직 #3: 한 달 만에 시작된 항공사 트레이닝

    캐나다 지상직 #3: 한 달 만에 시작된 항공사 트레이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한 달을 채우고 나니 신입이 아니라 다른 항공사에서 2명을 차출하여 인원 충원을 했고, 그렇게 4명이 모이자 드디어 항공사 트레이닝 일정이 잡혔다. 공항 내에 이런 공간도 있구나 싶었던 마치 대학교 강의실 같은 방에서 하루 6시간씩 5일 간의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 항공사 트레이닝 먼저 항공사 자체 클래스 및 항공사가 소속된 항공 동맹(스타얼라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