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동쪽에 위치한 돌로미티 지대는 생각보다 방대하고 각기 다른 매력의 트레킹 코스가 정말 많기 때문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와야 하는 곳입니다. 돌로미티는 크게 볼차노, 오르티세이, 코르티나 담페초로 나뉩니다. 밀라노에서 출발한다면 서쪽인 볼차노, 베니스에서 출발한다면 동쪽인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부터 시작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와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험하고 끝없는 오르막길을 지나와야 했는데 말 그대로 이곳은 산골짜기인지라 절대적인 숙소의 수가 적기도 했고 메인 동네 쪽의 숙소는 몇 개월 전부터 완전히 매진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어차피 차를 렌트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거리가 좀 있더라도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으면서 한적하고 넓은 숙소를 알아보았습니다.
저희 가족이 2박을 묵었던 ‘The Family Stone House’는 코르티나 담페초의 메인 동네에서 차로 2-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숙소였는데요. 장을 봐와서 요리를 해 먹는 것 만으로 힐링이 되었던 아늑한 산장 느낌의 숙소였습니다.
방이 세 개에 욕실이 두 개여서 5인 가족이 묵기에도 매우 널널했으며, 제일 큰 방의 한 쪽에 있던 벙커 베드를 포함하면 최대 8명까지도 충분히 숙박이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9월말 기준으로 1박당 30만원 초반에 예약을 했는데 유럽 여행을 통틀어 가성비가 가장 좋았던 숙소였습니다.
창문을 열면 펼쳐지는 동네 풍경이 너무나 평온하고 머무는 동안 정말 조용하면서 따뜻했던지라 언젠가 이와 똑같은 집을 지어서 가족들이 다같이 살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식기류는 물론이고 취사 시설이 너무나 잘 구비되어 있어 일찍 문 닫는 식당들에 연연할 필요 없이 마음껏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코르티나 담페초에는 이탈리아의 웬만한 도시들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CONAD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시안 마트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 베니스나 밀라노에서 라면, 김치 등을 넉넉히 사오는것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