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에이전트로 일하는 것
오늘의 스트레스는 오늘로 끝나는 일
우선 체크인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느낀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퇴근과 동시에 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스트레스가 없다. 아무리 무례한 손님을 만나더라도 그 날 비행기를 태워서 보내고 나면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고 그 날의 비행편만 무사히 잘 끝내면 내일은 또다시 새로운 비행편이 주어진다. 내일 이거 해야 되는데, 이번 주 안에 이거 끝내야 하는데 등의 생각을 안해도 된다. 오늘의 일은 오늘로 완벽하게 끝, 내일의 일은 내일 다시 새롭게 주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아쉬운 급여
신입의 급여는 주에서 지정한 최저 시급에서 1-2불 정도 더 높은 수준이었다. FC(Flight Coordinator)나 baggage 포지션에 지원하여 합격하게 되면 동일한 근무 시간 내에 추가적인 업무를 하면서 좀 더 높은 시급을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공석이 잘 나지 않고 어느 정도 일을 할 줄 알아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입사 초반부터 이것을 노리기는 쉽지 않다. 가끔씩 어라이벌 시프트에서 비즈니스 클래스의 휠체어 손님을 1:1 케어하게 되면 종종 큰 금액의 팁을 받기도 하는데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초반에는 무조건 일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그만큼의 돈도 벌 수 있는데 모든 것이 시니어리티 순으로 결정되는 이 회사에서 풀타임 수준의 시프트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무조건 OT(오버타임)를 사수했다. 주에 일정 시간 이상을 근무하면 그 이후부터는 오버타임이 적용되어 시급의 1.5배를 받는데 가끔씩 펑크가 난 포지션이 있거나 하면 매니저가 연락이 와서 오버타임 근무를 할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 퇴근 전에 슬쩍 와서 다음 날 일정을 묻기도 하는데 오버타임은 다들 받고 싶어하는 시프트이기 때문에 매니저들과의 관계성도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마찬가지로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시급의 1.5배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날들의 시프트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다음 스텝을 준비하기
무엇보다 본인의 커리어적인 목표가 항공 산업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빌드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 중 상당수가 캐빈 크루나 파일럿, 항공 보안 요원 등과 같이 항공 산업에 관련된 일을 준비하고 있었고 같이 일하던 도중 이직에 성공해 떠나가는 것도 많이 보았다. 어떤 식으로든 이 쪽으로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일했었고 또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특히나 캐빈 크루를 준비하는 동료들이 많았는데 다양한 국적과 유형의 사람을 만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실질적으로 그들의 요구 사항에 대처해 본 경험이 있고 목적지에 따른 입국 조건, 비자 컨디션 등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있으며 전반적인 입출국 시 보안 프로세스와 항공기 승하차 프로세스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모두 알고 있으므로 해당 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증명함과 동시에 준비 과정의 하나였음을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